무산된 남북 당국 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며

 남북이 당국회담을 갖기로 최종 합의하였으나 수석대표의 격(格)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것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남북교회협력위원회는 안타까움을 표하며, 남북 간 대화국면이 다시 냉각되고 있는 것에 우려한다.

 대화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신뢰이다. 만일 그러한 것이 없다면 대화의 의지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보여준 수석대표의 격(格)을 맞추려는 의지는 그동안 남북 간 대화에서 잘못된 관행을 수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정상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행동이라 더욱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 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이 되었던 만큼 북한이 무엇을 가지고 대화하기를 원한 것인지 어떠한 요구가 있는 것인지 들어보기 위한 배려가 있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격(格)이 맞지 않기 때문에 최종합의는 도출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듣기위한 배려의 자세로 임했다면 말 그대로 ‘대화’는 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격이 맞지 않다고 회담자체를 무산시키는 억지스러운 행동을 버리고, 대화하자는 제안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만일 이대로 또 다시 단절과 고립을 선택한다면, 대화제의는 국면회피용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남북 간의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를 통한 신뢰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신뢰가 회복될 때 협력할 수 있으며, 보다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남북교회협력위원회는 ‘남북 당국 회담’이 상호배려와 양보를 통해 속히 재개되기를 바라며, 대화나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져 신뢰할 수 있는 결과들이 나올 수 있기를 계속해서 기도할 것이고, 이를 계기로 통일이 보다 앞당겨 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산가족과 같은 민족적 아픔을 위로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2013년 6월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남북교회협력위원회